2009년 11월 01일
휴휴
아침부터 학교에 가서 성적증명서를 뽑아왔다. 참 이거 볼때마다 한숨이 늘어난다. 별 대단할 것도, 특색도 없는 그저그런 성적들. 뭐 딱히 성적이 나쁘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것은 있다.
어떤 사람의 수강내역을 보면 이 사람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드러난다.
어떤 사람의 성적을 보면, 이 사람의 적성이 대충 어떤지 판단이 된다.
어떤 사람의 성적을 보면, 이 사람은 참 다방면에 관심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어떤 사람의 성적을 보면, 이 사람은 자기 분야에만 올인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성적을 보면, 이 사람은 그저 졸업장을 따기 위해 대학을 다닌 듯 하다.
물론 이런 것은 정확할 리가 없다. 고작 성적표 하나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얼마나 우스운 짓인가. 하지만 이런 것을 보며 입사지원자들을 가려야 하는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저런 해석을 할 수 있겠지.
그런 점에서 내 성적표는 좀 특색을 짚기가 어렵다. 전공과목들로만 채워져 있는 데다가, 성적도 다 적당적당한 B+ 내지 A0 수준.. 과목 선택이야 공학인증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치는데, 공학인증이래봐야 어디 쳐주는 데도 없고..
여하튼 오늘, 성적증명서에 자격증 사본, OPIC 인증서.. 등등을 뽑아다 건대입구를 살짝 지나, 성수역에 있는 S모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냈다. 무려 지원서를 손으로 쓰란다. 정성을 보이래나 뭐라나. 매번 느끼는 거지만, 기업들이 참 배가 불렀다. 하긴 열몇개 자리만 나도 수백명이 구름떼처럼 몰려드니, 그럴 만도 하겠지. 기업들은 어떻게든 적게 뽑으려고 난리치고, 지원자격은 계속 올라가고.. 가까스로 서류 통과해서 면접보러 가면, 면접관들은 지원자들 꼬투리 잡기에 바쁘다. 마치 탈락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 처럼.
얼마전에 본 모 회사 면접이 떠오른다. 자기소개서에 학교에서 한 프로젝트 몇개 적었더니.. "이거 setjmp 사용하는 게 더 효율적일 텐데 왜 clone 썼어요?" 아니 요구사항이 그거였는데 어쩌라고... "이 알고리즘이 fragmentation을 발생시킨다는 건 어떤 방법으로 실험해서 알아낸 거죠? 직접 해봤나요?" 실험은 무슨. 논문결과 보고 한거지. 그걸 왜 일일이 붙잡고 실험하고 있어;; "이 기법에서 dest의 boundary는 어떻게 구하나요?" 아놔 거기서 그걸 뭐하러 구하나요..
...그렇게 훌륭한 사람 뽑고 싶은 거야 알겠는데, 좀 적당히 하자. 응?
# by | 2009/11/01 22:20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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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겠죠.